[김찬영 변호사의 직업병이야기 45] 일장일단, 반도체 산업의 직업병 이야기 2 |
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서울분사무소 │ 2023.02.06 │ 조회 : 208 |
반도체산업 직업병 사각지대의 청소근로자 2021년 반도체 청소 근로자 유방암 업무상 재해 첫승인 동일한 근무장소, 같은 유해물질 노출, 다른 산재인정 기준 지난 칼럼에서 한국의 경제를 견인한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직업병과 실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사례를 설명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종사자라 함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오퍼레이터와 설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거나 특정 공정을 관리하는 엔지니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간 직업병으로 산재를 인정받은 재해자 또한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고 수행한 근로자들이었다. 그러나 가려진 뒷면에 반도체 청소 근로자가 있다. 지난해인 2021년 A전자 ㅇㅇ공장에서 10년간 청소 업무를 수행해온 근로자의 유방암이 업무상 재해로 승인되었다.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청소 근로자의 직업성 암 산재 인정 첫 사례이다. 재해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공정 청정실인 ‘클린룸’(Clean room)과 클린룸으로 들어가기 전 작업자들이 방진복으로 갈아입는 공간인 ‘스목룸’(Smock Room)이 있는데 입사 후 8개월 동안은 클린룸을 담당하였다. 이후 9년 4개월 동안 스목룸에서 3교대로 업무 하였으며, 바닥과 벽 청소 및 방진복과 방진화 정리, 세탁물과 폐기물 수거 및 반출 등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재해자는 이름도 성분도 알 수 없는 먼지와 가루, 약품을 닦아 내야 했으며, 필터 기능이 부재한 마스크 사이로 들어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냄새를 흡입하지만 그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로부터 10년 재해자는 유방암을 진단받게 된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판단하였는데, 이는 △ 이전 사업장에서도 격일제, 변형 또는 3교대로 근무해 야간 근무 이력은 약 20년 이상을 볼 수 있는 점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서 스목룸 청소 시 클린룸의 상황과 동일하지는 않더라도 다양한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가능성 존재한 점 등을 들어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상 유방암은 전리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한 경우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비단 오퍼레이터와 엔지니어만 구성하고 있는 산업이 아니다. 주 공정 외에도 하나의 사업체가 운영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근로자가 있다. 오퍼레이터와 엔지니어와 같은 장소를 공유한 청소 근로자들 또한 그 노출 정도는 다를 수 있으나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현재까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청소 근로자로 종사하다 질병을 얻어 산재를 신청한 사람은 5명이다. 그중 유방암이 발병한 2명의 재해자와 피부질환을 앓은 재해자 1명은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 췌장암으로 투병하던 재해자는 판정을 기다리던 중 사망하였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기밀성과 산재 재해 조사 시 수반되는 방대한 입증 자료, 그리고 장기간의 역학조사 등의 벽에 부딪혀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첫 승인 사례를 시작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청소 근로자의 직업병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판단기준 등의 마련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김찬영 변호사·공인노무사 /스마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서울특별시 노동권리보호관 / 한국폴리텍대학교 자문위원 / 서울글로벌센터 법률전문상담원 / 양천구 노동복지센터 자문변호사 / 대한진폐보호자협회 자문변호사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자문변호사 / 근로복지공단 서울북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 기사 전문: http://www.outsourcing.co.kr/news/articleView.html?idxno=95552 |